나의 이야기

감이야기-청도반시 익어가는 마을<121101/131026>

sanriro 2014. 3. 14. 23:07

 

 

감 이야기-청도 반시가 익어가는 마을<121101/131026>

 

 

 

 

 

 

집사람의 고향은 경상북도 청도. 정확이 말하면 청도읍에서도 동쪽으로 14~5km 이상 더 들어가는, 매전면 두곡동이라는 전원(田園)이다. 운문사와 경주를 가는 길로 곰티 재를 넘어야 하는데, 6.25전쟁 때 인민군도 들어오지 않았다는 오지다.

청도는 경남의 최북단 밀양과 20km로 인접한 경북의 최남단 도시로, 아직 KTX도 서지 않는 곳이지만, 소싸움과 한재미나리, 특히 씨 없고 당도(糖度) 높아 옛날 임금님께 진상했다는 명품 "감" 청도반시 등으로 이름 난 곳이다.

그 청도 감은 매년 10월 말경에 따, 연화제와 함께 상자에 담겨 경향(京鄕)각지로 팔려나가 5~6일정도 지나면, 노랗던 감이 주황색이나 주홍색의 연시/홍시로 돼 그야말로 이 없는 노인들이 잇몸만으로도 먹을 수 있게 되고, 입에 넣으면 그대로 사르르 녹는 쥬시 감이 되고 만다.

그런 감들이 청도일대를 가보면, 집 마당이든 산비탈이든 밭이든 간에 지천이어서 감 나라가 펼쳐진다. 그런데 그 감들이 홀대를 받고 있는 형편이다. 옛날엔 임금님 진상품이었고, 시장에 나가면 최고의 인기를 끌지만, 여느 농촌과 마찬가지로 젊은 일손이 부족해져 제 때에 수확되지 못한 채, 나무마다 감꽃을 피워놓고 있기만 하다.

작정하고 밭에 새로 심은 키 작은 나무들은 따기가 쉽지만, 집 담을 끼고 늘어선 수 십 년 해묵은 키 큰 나무의 감은, 장대로도 감당이 안 돼 나무 위로 올라가야만 딸 수 있으니, 노인들만 남은 형편에 수많은 감들이 그대로 까치밥이나 장식용으로 겨울까지 나게 생긴 것이다.

도시로 나간 자녀들이 짬을 내, 들려봐야 감들은 제 구실을 하게 되는데, 이 시기가 추석 귀성시기와 겹치면 좋은데, 그렇지 않으면 별도로 다시 귀성여가를 내야 할 경우가 많아, 모두가 함께 모여 제때 수확하기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되도록 모여서 함께 감을 따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 깊은 연례행사가 되고 있다. 딴 감을 포장해 이 지역의 집하취급자에게 넘겨 바로 약소한 수익을 챙기기도 하지만, 대개는 도회의 가족과 친지들에게 한번 맛보라는 일미(一味)의 선물로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온 동네를 붉게 물들이며 익어가는 감과 이를 함께 따는 손길 속에 가족애도 함께 깊어지는 정경을 사진으로 남겨보는 것도 소중할 것이다. 2012년과 2013년 두해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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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일 우리내외 단 둘이서>

 

감이 익어가는 마을-청도군 매전면 두곡동

가까운 동산 처갓집 선영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017 018 021

 

 

 

울안이고 밖이고, 골목길이고 담장이고 탐스럽게 영근 감들이 022 023

 

 

감나무 밭에는 더욱 풍성한 수확들이 가슴 벅차게 013 014 015

 

 

 

한 그릇에 담아놓으면 이리 소담스럽고 씨도 없어

입속에 넣자마자 스르르 녹아내리는 최상의 맛을 자랑해 031

 

이날은 우리내외 단 둘이서만 집안의 감을 따보는데

까마득 가지 끝 감을 장대질로 따는 것도 목뒤에 쥐가 날 정도지만 008 011

 

 

따 내린 감의 꼭지를 따고 연화제와 함께 상자 속에 챙기는 것도

여간 손길이 많이 가는 게 아니지 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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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6~28일 처남동서 모두모여>

 

 

전해(2012)보다 5일정도 이른 시기에 찾았더니 확실히 달라-

감은 아직 단단하고 잎들도 무성해 015 002

 

 

과연 감은 어떻게 따는가? 땅에서 장대로 따기에도 한계가 있으니

결국 사다리를 타거나 아예 나무위로 올라서야 해 011 013 053 055

 

 

 

 

장대 끝에 달린 조래기에 1~4개의 감을 담고 조래기 끝에 달린

철사 고리에 감꼭지 가지를 끼워 기술적으로 비틀어 내는 솜씨는

하루아침에 숙달되는 게 아니지 003 007

 

 

긴 장대질이 서툰 나는 어린 시절 이골이 난 나무타기 놀이 실력으로

아예 나뭇가지 위로 올라가 짧은 장대 조래기로 해결하는데 009 031 010

 

 

 

비닐바구니를 가지에 걸어놓고 채운 다음

집사람을 불러 줄로 내려뜨린 다음 비운 바구니를 올려받아

다시 딴 감으로 채워서 내리기를 반복하지 004

 

너무 영글어 홍시가 되거나 깨진 녀석들은 즉석에서 맛도 보고 006

 

 

 

따 내린 감들은 나무꼭지를 따내고 훔쳐 닦으면서

크기와 상태별로 좋은 놈들을 골라내 상자바닥 대각선으로

두 곳에 연화제 용액을 묻힌 솜틀을 놓아두고

골판지로 구분하며 2~3칸을 쌓아 올리는데

한 상자에 대략 60개 정도가 담기게 된다.

감상자는 테이프로 봉하고 표면에는, 연시가 되는 5~7일 지나서

소비자가 열어 먹도록 개봉 일자를 적어둔다 032 035 038

 

 

 

작업을 마친 감상자들은 마을 집하장에서 트럭으로 운송돼

전국의 시장으로 출하되지요 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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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 익어가는 이 마을엔 다른 곡물들의 추수도

이뤄져 전원의 풍요로운 가을 향기를 한껏 풍겨준다

 

029 030(옥수수)

 

 

044(호박)

 

045()

 

047(마늘)

 

048(모과)

화덕의 따스한 온기와 (025)

 

참깨/들깨 볶아 기름 짜기의 고소함 그 이상으로

058 066 065 076 077 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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