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일기

♧ 백마농우 2013년 영농일기 18 <1117>

sanriro 2013. 11. 21. 08:58

 

 

백마농우(農友) 2013년 영농일기 18 <1117>

 

 

 

 

백마 Farmers Club-

1117일은 마성농장의 한해농사를 끝내는 날. 부인들까지 동행해 가을배추와 무를 걷어 들이고 농장에서 소금에 절이고 씻어 각 집으로 분배까지.

41일 밑거름퇴비를 주고 15일 파종과 모종을 한 후 7개월만이다. 이제 허허로워진 이 밭에서 오늘 뽑는 무 배추 열무 외에도 각종 쌈 채소와 고추, 가지와 호박, 고구마 토란 등을 거두어 한 밑반찬잘 챙겨 먹었으니 참으로 고마워 할 일이다.

이제 겨울에 접어들어 이후 5개월은 농한기.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주반찬 김치를 담그어 행복한 식탁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올해 농사 가을배추는 비록 덩치가 작고 잎은 벌레구멍이 숭숭이고 노란속도 빈약한 편이지만, 씹어보면 야들야들하면서도 탱글거리고 얼마나 고소한 맛인지! 이 고소한 김치 고갱이 맛이 더욱 내년 4월을 기다리게 할 것이다.

김장까지 마친 백마농우는,“농한기 휴가라고 하기엔 뭐 그리 힘들게 농사를 지었다고?”할 만큼 면구스럽지만, 25일부터 12일로 남도휴가여행을 떠날 참이다. 즐겁고 유익한 한 때가 되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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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에 모인 농장- 겨울의 문턱에서도

싱싱한 녹색의 장원을 펼쳐주고 있어 001

 

 

배추와 무와 열무가 오늘 영광스러운 제 갈 길을 아는 듯

한껏 자태를 정갈히 하고 기다린다 003 002 004

 

 

 

 

건너편 상화 네는 이미 1주일 전 가을걷이를 끝낸 모습 005

 

 

일행이 모여 김밥과 컵라면으로 간단히 조반을 하고 006

 

 

배추를 뽑는데 올해는 그간의 경험이 쌓여서인지 요령이 좋다.

뿌리를 그대로 둔 채 포기 아래 부분을 과감히 잘라내고

모양 사나운 겉잎은 떼 내면서

밑 둥을 십자로 칼집을 낸 뒤 두 토막으로 잘라내

바로 소금에 절일 수 있도록 깨끗한 상태로 정리해 버린다.

이렇게 하면 마님들의 일손을 덜게 되고 집안에서 떼어낸

겉잎과 뿌리를 다음해 거름으로 삼기 위해 다시 밭으로 되 내오는

불필요한 수고도 덜게 된다. 007 008

 

 

다음은 무 뽑기-배추처럼 밭에서 아예 무청을 잘라내고

정리해 두며 무는 정갈하게 다듬기까지 011

 

열무도 역시 밭에서 잔뿌리를 다듬어 깨끗하게 만든 뒤

바로 다섯 집의 상자에 분배해 버린다 012

 

무청과 열무, 그리고 이삭줍기로 거둔 배추속잎까지

모두 수레에 싣고 밭을 떠나니 016

 

백마 마성농장을 올해 할 일을 끝내고 긴 휴식에 들어갈 참 017

 

이제는 무 씻기로 들어가-다라의 물에 담가두어 불게 해

무의 흙과 잡티를 쉽게 제거하게 해야지 020

 

무가 불을 동안을 이용해 새참 한 탁배기카아”021

 

확실히 잘 씻어요! 빤질빤질 빛나도록 !

3단계를 거쳐 깨끗해진 무는 바로 5집 분으로 나누어져

비닐 자루에 담겨지고 022

 

한편에선 무청을 바로 엮어시레기말리기로 들어가고 023

 

 

밭에 나가 비닐과 끈 등을 주워 챙기며 전반적인 정리를 끝내

오전 일과를 마치고, 배추가 적당히 절여질 동안 기다려

늘 가는 인근 소나무집에서 오리탕으로 점심을 했고

점심 먹고 돌아와서도 배추가 덜 절여져 남는 시간에

바둑 두어 판 두는 여유를 가진 뒤

 

09시경 절여둔 배추의 씻어내기는 6시간 정도 지나서야 시작

배열한 다라가 보여주듯이 4단계를 거치는 동안

배추는 잡티와 소금기를 완전히 가시고

물 빼기 상태로 들어가는데, 아시다시피 가장 정성을 들여

꼼꼼히 해내야 할 이 힘든 과정도

손발이 척척 맞는 백마농우들에겐 즐거운 한 때라

의정에 바쁜 농장주 의원님도 열심히 한 몫 거들고 027 029

 

 

 

그런 참에 이미 1주일 전에 배추를 뽑아 김장까지 마친

옆 밭의 상화 네가 반갑게 나타나 한숨 돌리게 해주네 038

 

 

상화가 뭘 하나 하고 쫓아 가보니

추수를 끝낸 밭의 뒷정리를 깨끗이 하는 군 039 040

 

 

 

씻어놓은 배추의 물기가 빠질 때까지 중참을 가지고

여기엔 모처럼 상화도 한 자리 043 045

 

 

 

드디어 배추의 물기가 다 빠져 5집으로 나뉘는

백마 마성협동농장의 결산분배가 이뤄져

저마다 비닐 봉투를 벌이고 섰는데

(상화는 나눠주는 해호네 봉투를 들어주고)

꼭 난민촌 구호품을 배급받는 자세인데다

의원님도 별 수 없는 모양이라 ㅋㅋ

모두도 그렇게 느꼈는지 허허허!!! 즐거운 웃음소리가

농장을 흔들어 놓는다. 050 052 053

 

 

 

이로써 오늘 작업 올해 농사 끝-

결산분배를 받은 무 배추 열무를 각자 챙겨 차에 싣고 054

 

 

집 안팎을 청소하고 구성으로 나가 명품 순대국 저녁을 들면서

올해농사에 감사드리고 새해농사에 희망을 가진다. 056

 

 

백마 Farmers Club 농우 여러분!

올 한 해 농사 잘 지으면서도 행복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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