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일기

♧ 백마농우(農友) 2014년 영농일기 16<1025>

sanriro 2014. 10. 31. 07:03

 

 

백마농우(農友) 2014년 영농일기 16<1025>

 

 

 

824일과 30일에 배추 무를 심어놓고 9월에 보식을 하고 나니 10월에 크게 할 일이 없다. 한창 자란 배추가 갑작스러운 한파에 냉해를 입지 않게 하기 위해 다발을 묶어주고 얼음이 얼기 전에 토란과 강황을 캐는 것인데, 20일로 예정했지만 비가 오는 바람에 연기돼서 1025일에 하게 된 것이다.

좀 늦은 듯했지만, 2011년 이후 2013년까지 3년간의 과정을 보니 대체로 20일에서 25일 사이였음을 알게 돼, 시기는 이르지도 늦지도 않았다.

 

모종 후 초기에 부실했던 무도 배추도 모두 왕성하게 잘 자라고 있다. 토란도 캐어보니 알토란이 빽빽하게 달려있고, 청갓과 적갓은 무성하게 웃자라 꽃대가 올라올 정도다. 강황도 다소 이른 듯하지만 한파가 오기 전에 캐어야 해서 캐어보니 뿌리가 동그랗게 맺히면서 샛노란 황금빛을 발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올해의 가을 채소는 풍작이다. 아니 대풍(大豊)이다. 그러니 한 아름이 넘는 배추포기를 안아 날씬하게 묶어주는 손길이 여간 날렵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은 또 마성농장의 또 다른 일원인 상화 내외가 같은 시간대에 일을 하게 돼서 더욱 즐거웠다. 좀 더 미루려던 배추다발 묶기를 우리가 하니 같이 해버리게 된 것도 그런 동락(同樂)의 타임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정도로 풍작인 김장 채소라면 달리 더 구입할 필요도 없겠다. 내달 22일 배추를 뽑으면서 예년처럼 합동으로 다듬고 절이고 씻는 작업도 같이 하게 될 것이다. 각 집에선 미리 준비해놓은 양념 속을 버무려 넣기만 하면 될 것이고. 그날은 늘 그렇듯이 매우 힘들겠지만. 한편으로 아주 즐거운 것이다. 마음이 즐거우면 몸도 상쾌해지는 그런 행복을 만끽하겠지. 그래~이렇게 늘 행복을 기대하며 살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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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일의 마성농장-아침 안개가 걷히면? 더 쾌청한 하늘이 열리겠지 002

 

 

농장은 무성한 가을 채소로 뒤덮여 003

 

 

곁 잎이 땅에 누을 정도로 흐드러지게 퍼져 자란 배추들 004

 

 

아직도 열매 맺기를 지속하는 고추 005

 

 

강한 보라색을 띄는 적갓과 꽃이 피는 청갓 006 008

 

오늘 캐게 될 토란의 줄기는 아직도 한참 더 자랄 기세 007

 

 

대파는 성장을 멈추었나? 20일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누가 한 번 잘라 먹었던가? 010

 

 

지금 당자 뽑아도 될 만큼 굵어진 무좀 보소 011

 

 

강황도 오늘은 뽑아둬야지, 이미 서리내릴 상강이 지났으니 012

 

 

최근 인기가 떨어진 삼채는 어떻게 할까? 013

 

죽천이 배추다발 묶을 끈을 준비하고 자르는데 017

 

 

상화 내외가 교본에 있는 그대로의 원칙에 따라 능숙한 솜씨로 정교한 농사솜씨를 발휘해 019

 

화암과 일고가 세밀한 손놀림으로 다발을 묶어가고 020

 

 

힘 좋은 해봉은 뻘흙밭의 토란을 뿌리째 힘들게 삽으로 떠내고 021

 

 

멀리서 보면 자연스레 이뤄진 분업에 열중인 모습들이 아름다워 022

 

 

 

의정(議政)에 바쁜 중에도 농장주가 들러보는 성의를 보여주는 반가운 발걸음을 해줘,

모두가 반갑고 더욱 즐겁네요 024 025 028

 

 

 

~! 상화 네도 함께 하네!! 030

 

 

 

이제 토란을 캐면서 알토란의 수확이 무엇인지 즐거움을 맛보세 029 031

 

이것이 알토란의 진수 035

 

 

잠깐! 이 배추 좀 보소! 들어찬 배추 속 알이 대단하지요! 032 033

 

상화네는 일을 마치고 먼저 농장을 떠난다네.

그 짬에 나머지 협동농장 친구들은 한 숨 돌리고 034 036

 

다음은 강황 캐기-뿌리째 뽑아서 탈탈 털면 038 039

 

이렇게 샛노란 알들이 나타나고, 줄기 아래 부분도 황홀한 색깍의 노란 속을 드러내 040 042

 

오늘 일을 끝내 가니 043

 

 

다발을 묶어준 배추는 처음의 퍼졌던 모습과는 달리 이렇게 단지처럼 단출해짐 모습으로 변해,

단단하고 알찬 속을 키우겠지? 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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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일 더욱 알차게 여문 가을 채소들을 만나기를 기원하며, 오늘도 노동의 기쁨을 가져다 준 마성농장에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