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성지회 2017년 2월 월례모임-작호(作號)로 빛나

sanriro 2017. 2. 4. 21:45



성지회 20172월 월례모임-作號로 빛나

 

sd16 성지(城志)회 멤버들이 20172월 월례모임을 3일 저녁 6오금동 중식 집래향에서 가졌다.

 

성지회의 월례모임을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 성동16회 카페에 올리는 경우는, 여름 휴가모임이나 송년모임의 경우 외에는 드문 일이다. 그런데 이렇게 부각시키게 된 데에는 이날 모처럼 회원 전체가 다 모였다는 점과, 이날 꽤 의미 있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란 점이 작용해서다.

 

의미 있는 일이란? 이제 친구들이 모두 경노우대를 받는 어르신 된 마당에 이름을 마구 부르기도 거시기 하니, 우리 모두가 명사(名士)들은 아니지만, 연륜의 격에 맞게 서로 허물없이 호칭할 수 있는 ()를 만들어 부르기로 한 것이다. 이 제안은 이미 이전의 모임에서도 수차 나왔었다. 그래서 자칭(自稱) 타칭(他稱) 호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날부로 회원 10명의 호를 확정하고 공식화했다는 그런 일을 말한다.

 

이날 정해지고 불러주기로 한 친구들의 호는, 참으로 그 뜻이 깊었고 멋있었다. 그리고 친구들의 평소 인품이나 활동과 직업, 취향이나 이미지들에 어쩌면 그리 잘 어울리는지 모르겠다. 여기 가나다 순으로 소개한다. 굳이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한자의 훈()만 보아도 잘 알 일이다.

 

김경식 대붕(大朋) 김명수 일고(一鼓) 김상배 도담(道潭)

김진관 대원(大圓) 류제형 웅보(熊步) 박세웅 백미(白眉)

소치형 만취(晩翠) 이상철 월작(月酌) 이종복 성정(省政)

한현찬 다원(茶園)

 

이렇게 서로 만나 저녁을 함께 하며, 친구들끼리 작호(作號)하고 불러주기로 하니, 모임이 즐겁기도 하고, 격조도 한참 높아진 기분이다. 최근의 시국과 관련해 나라를 걱정하는 시국담과 애국심의 발로도 당연히 있었고, 건강증진을 위한 생활정보도 나누었다. 만찬이 끝난 후로도 일부는 근처의 당구장으로 가 취당(醉撞)까지 즐기고 헤어졌다.

 

이제 호()도 나누어 부르기로 했으니, 친구들은 그 호의 격에 어울리는 여생을 맞아야 할 것이다. 멋을 내는 만큼 여기서도 책임이 따라야 할 모양이다. 성지 친구들아! 그렇게 함께 하자.

 

이참에 잠시 성지회를 돌아본다.

 

성지회 월례모임은 매월 첫 주 금요일 모여 만찬을 함께 하고, 그날 저녁 값은 회원들이 돌아가며 담당한다. 회장도 가나다 순으로 돌아가며 하던 것을 언젠가부터 근 10년 돼갈라나? 한현찬이 말뚝회장을 맡고 있다. 전체 회원이 10명이라 총무도 없는 탓에 회장이 연락 회비 운영 전체를 맡으니 참 신경 쓸 일도 많고 고생도 많다. 그러니 이 나이엔 모두들 회장하기를 극구 사양하는 가운데 이리 오래 봉사하시니 갸륵하시고 거룩하시다.

 

돌이켜 보면 성지회는 1991630일 송파 강동 일대에 살면서 자주 얼굴을 보게 되는 성동16회 친구들이 모여 결성했다. 무슨 다른 큰 취지도 무슨 이념을 내세움도 없이, 고교동기동창이란 점이 매개가 됐을 뿐이다.

그래도 모임의 출발은 거창했다. 성지회 소사(小史)자료에 따르면,

1인당 당시로선 제법 되는 금액 20만원씩 출자(?)해 회비 기금 220만원으로 출발했다. 630일 첫 모임에 김상배 박세웅 김경식 신재봉 김성규 김진관이 뜻을 함께 했고, 76일 류제형 이상철이, 725일 소치형이, 이듬해 199256일에 이종복과 김명수가 각감 합류했다. 한참 지난 1998110일 마지막으로 현임 회장 한현찬이 그 인품의 고고함을 높이 사 박세웅의 적극적인 추천과 회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가담했다.

신재봉은 1998년 이후 미국으로 가면서 빠졌고, 김성규는 2005127일 유명(幽明)을 달리했다.

매월 모여 저녁을 함께 했다. 부인들도 초창기엔 월례모임에도 동행했지만, 지금은 여름휴가나 송년모임에만 함께 한다.

 

그러고 보면 성지회는 결성 이후 27년째로 접어든다. 이젠 모두 영감태기들이다. 귀도 어둡고 눈도 침침하고 치아도 시리고 욱신거리며 팔 다리도 내 의지대도 잘 움직여주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가 이전에 그렇게 돼야 할 것이라고 꿈꿔왔듯이, 서로 만만하기 그지없는 친구들이 돼 갈 것이다.

다툼도 있었고, 친구에게 폐를 끼쳐 힘들게 하기도 했었고, 힘든 친구를 제대로 위로하지도 못하면서, 아웅다웅하기도 했었지만, 이젠 늘 즐거운 만남을 만들어갈 것이다. 빠지지 말고, 삐지지 말고, 따지지 말고, 그저 용서하며 그렇게 살아 갈 것이다. 성지회 회원 친구들 가족과 함께 모두 건강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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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후기를 올리면서 덧붙이는 감사의 한마디

순서상 내가 1월 모임을 주재해야 했는데, 개인사정으로 여의치 못하자 대신 떠맡아 4월로 미루어준 회장님 茶園, 이번 2번 행사를 맡으면서 나의 최근상황을 고려해 만찬장소를 나의 집 가까운 오금역 근처로 잡아준 大朋, 그리고 그 동안 얼굴 보지 못했다면서 전원 다 참석해준 회원 전체의 우정과 배려에 가슴 따뜻한 감동을 받았다네. 모두 고맙네들 그려.

一鼓합장♥♥

 

 

 

 

모임장소 <래향>




 

 

친구들의 작호를 축하하며

성지회 모두의 건강을 위하여!

건배!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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