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일기

♧ 백마농우(農友) 2012년 영농일기 10 <121020>

sanriro 2012. 10. 22. 06:09

 

 

백마농우(農友) 2012년 영농일기 10 <121020>

 

백마 Farmers Club-

10월20일은 배추포기 묶어주기가 예정됐지만, 아직 때 일러 열흘 정도 더 연기했고(10월30일), 대신 토란을 캐고, 농장 집 뒤 울타리의 감과 고염을 따면서 수확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날이 됐다.

잘 자란 토란은 밑 둥 지름이 20cm 이상이나 되는 놈이 있어, 거의 나무에 가까웠고, 그 줄기 밑에 주렁주렁 달린 토란은 그야말로 “알토란”이어서, 한 두 뿌리만 캐어 담아도 한 바구니 넘칠 정도로 실하기 그지없었다.

감나무는 세 그루뿐인데도 어찌나 많이 달렸는지. 오랜 세월 키도 높게 자라서 긴 장대만으로는 다 따기 힘들어, 장대 키의 해호가 맡았지만 여의치 않았고, 급기야 구성의 집까지 다녀와 따로 장만한 전문 장대가위를 가져와서 감을 따는 일이 벌어졌다. 그래서 여러 광주리를 채웠고, 도중에 나무에서 바로 홍시가 된 녀석들을 간식으로 맛보는데 꿀맛이 따로 없었다.

대신에 해호는 키 큰 죄로 감 따느라 목에 쥐가 나고, 팔이 마비될 정도로 고생했지. 그래도 막걸리 한잔이면 오케이. 그게 농장에서 친구들과 가지는 하루의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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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 때의 농장 풍경-

밭엔 배추와 무들이 잘 자라, 심을 때는 40cm이상 띄어놓았던

옆의 배추와 완전 달라붙어 흙이 보이지 않게 빽빽하게 줄 서 있다-

농장주 영근과 행환은 이미 토란 캐기에 여념이 없고-

키 큰 밤나무 왼쪽 오렌지색 지붕 뒤로 역시 오렌지색 감들이 주렁주렁-

해호와 강인은 바로 그 감 따기 중이고-

회색지붕 하얀 벽 집 앞엔 안식구들과 막 일을 끝낸 상화부부가 담소 중-

이 가을 농장풍경이 참으로 풍요롭고 평화로워 002

 

 

배추/무/갓은 튼실한데 파는 어째 좀 부실해 003 004

 

 

 

뿌리 덩어리가 커 삽질로도 캐기 힘든 토란과 씨름하는데-

새벽부터 와 일을 마친 상화 네는 먼저 실례를 007

 

 

 

토란 캐기가 만만치 않자, 감 따던 강인이 일손을 도와 합류했고-

해호가 딴 나무 홍시가 '참'으로 등장해-입안에서 살살 녹네요! 008

 

 

 

한 뿌리에 수 십 개씩 달라붙은 놈들을 하나하나 일일이 떼어내고 흙 털어내고-

여간 정성이 가지 않는 토란 캐기-

그런 노력 속에 바구니엔 “알토란”이 넘쳐나고-

농군들의 얼굴엔 힘들지만 흐뭇함이 009 010

 

 

 

한편 뒤뜰 담장 밖에선 키큰 해호가 키큰 나무 감 따느라 여념없는데-

긴 장대로도 힘들어 긴 허리가 휠 정도로 고생이 많아요-

그래도 잘 익은 감과 단풍드는 감잎의 빛깔이 가을을 노래해 012~014

 

 

 

 

담장 안에서 강인네와 명수네가 따거나 떨어진 감을 챙기하니-

그 정경(情景) 또한, 장독대 위 광주리에 가득담긴 노란 감의 질감과 함께

정겨운 가을 익는 풍경의 하나가 되고 있다 016 018

 

 

 

이렇게 애쓴 결과의 수확물이 모이는 가운데-농군들은 회심의 막걸리

한 사발 하면서 오늘의 일도 얼추 끝나가는 중 020

 

 

 

수확물의 정리-뒤꼍에서 잘라온 고염나무에서 고염을 따내는 것도

손이 가는 일의 하나 021

 

 

 

여러분! 고염을 아시나요?-익어서 껍질에 서리가 어리듯 하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그 달디 단 맛도요? 025 

 

 

 

오늘의 수확들인 토란과 감과 고염-그 수확에 대한

즐거움과 만족함과 감사함을 한껏 느끼는 우리 농장주 027

 

 

 

 

이 아름다운 모습을 아직도 한참 남아있는 지붕위의 주렁주렁 노란 감들이

 지켜보고 있네요-까치 밥 치곤 너무 많지요 023

 

 

저녁 일정들도 있어 일찍 일을 끝내고 농장을 떠나는 백마농우들-

농장주 내외에게 오늘 고맙고 즐거웠다고 인사를 030

 

 

 

트렁크 한 가득 수확물을 실었으니 마음도 한 가득 031

 

 

 

농장주는 잘 가라고 배웅을 나오고-이러니 이렇게 즐겁고 보람 있는

다음번의 시간이 자연히 기다려질 수밖에 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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