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일기

♧ 백마농우(農友) 2012년 영농일기 11 <121030>

sanriro 2012. 11. 3. 09:14

 

 

백마농우(農友) 2012년 영농일기 11 <121030>

 

백마 Farmers Club-

10월30일 이날의 할 일이라곤 10월20일로 예정했다가 연기한 배추포기 묶어주기가 전부다. 그렇지만 그 일이 그리 단순하지가 않았다.

평일이라 여의도에 간 농장주와 부인들도 없이 남정네 4명만 모여, 아직은 어설픈 솜씨로 주섬주섬 묶다보니 제대로 된 건지 어쩐지도 의심스럽다.

묶어야 할 배추는 때를 조금 놓쳤는지, 너무 자란 것 같다. 어찌나 무성한지 배추로 덮인 밭은 한줌의 땅도 볼 수가 없을 정도로 빼곡하다. 바깥쪽 잎들이 세수 대야만큼이나 넓게 자파 퍼져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거대한 바깥쪽 배춧잎들을 보듬어 싸면서 가운데의 속을 보호해 묶으려니, 한 아름 되게 팔을 벌려서 안아야만 될 정도다.

낑낑거리며 배추다발 묶기를 끝내고 보니, 생각보다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옆 밭 상화네 배추 묶은 걸 보니, 어찌나 앙증맞게 단정하게 묶었는지, 또 스트레스를 받을 만큼 얄밉게 보인다. 그렇지만 역시 상화와 그 부인의 평소 단정한 모습 그대로이라 감탄만 해줄 수밖에 없더라.

배추 묶기를 끝낸 다음엔, 뒤늦게 집 들안 감나무 감의 진미를 알아차린 행환이가 성화를 해, 감 따기에 들어간다. 지난 20일에 감 따느라 목에 쥐 날 뻔했던 키다리 해호가 다시 거들어 나섰고, 강인은 사용한 농기구를 닦아두고, 따놓은 감을 날라주고 난 나는 농장주변의 가을이 익어가는 색감(色感)이 너무나 아름다워 카메라에 담으러 나섰다.

일을 마친 백마 농군 4명은 해호 네 동네 구성으로 나가, 목심숯불구이에 소주 한 잔 하면서, 오늘도 밭일 후의 쾌감을 한껏 누리며 행복해 했다.

이 한 잔을 위해 모두 전철로 버스로 해호네 집 앞에 모여 한 차로 갔다가 다시 돌아온 친구들이니, 거하게 한잔 할 생각이었지만, 그저 한두 잔만으로도 행복하긴 마찬가지.

운을 맞춰“Farming is Funning?” 텃밭 농사가 최근 뜨기 시작하는 퇴직 어르신의 새로운 즐거움의 하나라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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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들이 무성해 밭고랑을 볼 수가 없을 정도 001

 

 

배추포기를 가슴으로 안으며 정성스럽게 열심히 싸고 묶어주지만

잎들이 하도 커서 모양이 여~엉 맘에 들지 못해 003 005 006

 

 

 

 

이곳 마성 농장은 근처 유치원생들의 생생한 교육장-

유치원생들“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우리“오 그래 너희들 아주 착하구나!”

유치원 선생님“얘들아 저게 배추야. 왜 저렇게 잎을 싸서 묶어주는지 알아?

김치 담그는 속이 더 잘 자라게 해주기 위해서란다.”

오~! 젊은 유치원선생님이 잘도 아시네!! 004

 

 

그런대로 배추다발을 묶고 나니, 이제야 밭고랑이 보여 007 009

 

 

 

무들도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네. 010 011

 

 

 

내달 15일 이 배추와 무를 거두게 되면-

이 밭들은 올해의 일을 다 하고 겨울잠을 자게 되겠지. 012

 

 

요렇게 예쁘게 가꾼 상화네 밭도 013

 

 

다음은 나무 꼭대기 하늘 높이 매달린 감 따기로-

강인이는 사용한 농기구를 단정한 모습으로 세척하고 014

 

 

행환과 해호는 감 따기에 나서 열심인데-

이 나이에도 나무타기를 할 정도이로고 016

 

 

그런 동안의 마성농장은 가을이 익을 대로 익어가

우리 가슴속에 황갈색의 전원 교향곡을 울려준다

낙엽이 지고 난 11월15일 다시 찾으면 어찌 변했을꼬? 017~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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