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일기

♧ 백마농우 2013년 영농일기10,11 <8월>

sanriro 2013. 8. 20. 09:43

 

 

♧ 백마농우(農友) 2013년 영농일기10 <130803>

 

백마 Farmers Club의 여름농사는 실상 수확과 밭 정리 정도이다.

8월3일은 정오의 북한산성 동호연합행사가 있어 산호회는 오전10시부터 구파발에 모여야 한다. 그러지 않아도 최근 농사는 새벽 6시부터이고, 일을 마치면 구성에서 해장국을 먹고서도 9시경이면 서울 송파의 집에 도착해, 3호선을 타면 그럭저럭 시간에 댈 수 있으리란 계산이었다.

그렇지만 오래 만에 나온 농장주와의 조찬 담화가 길어져, 결국 구파발 약속에는 40분 여 늦게 돼, 자전거를 타고 달려 일행을 따라 잡을 수 있었다.

여하튼 그래서 이날 농사는 간단했다.

수로의 풀베기와 고추, 가지, 깻잎, 케일 속잎 따기가 전부다. 그런데 고추가 한쪽에서부터 4~5그루가 시들어가고 있어 걱정이었다.

♧♧

 

이날 농사장면을 촬영했었지만,

대열행사 참여과정에서 카메라를 분실해 버려

사진기록을 남기지 못하니 아쉽다.

 

 

♣♣

 

 

 

 

♧ 백마농우(農友) 2013년 영농일기11<130812/13/15>

 

<8월12일>

이 날도 새벽에 농장으로 모여 06시부터 윗 밭의 깻잎을 따고 줄기까지 뿌리째 뽑아내고 봄에 씌웠던 비닐까지 모두 걷어냈다. 올해는 가을배추를 지난해 8월 하순보다 이른 8월 중순에 심기 위해서다. 지난해 배추모종이 늦었더니 김장철인 11월 중순 경에도 배추속이 제대로 알차게 들어앉지 않았던 실패의 경험 때문이다. 70일 배추로는 알찬 배추가 어려웠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올해는 제대로 된 90일 배추를 키우기 위해서다. 또한 그를 위해서 대략적인 가을배추 모종심기는 8월18일(일요일)로 잠정해 두었다.

그러니 이날 이후의 밭일은 당분간 배추모종 내기의 준비 작업들인 셈이다.

우선 윗 밭에 배추를 심고, 이어 아래 밭의 고추-가지 밭에는 통무를 파종하기로 하고, 알타리무나 갓 등은 고추나 가지가 열리는 대로 더 두고 따먹다가 그 자리에 천천히 심어도 될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아래 밭의 고추가 모두 시들어가고 있다. 잎마름병이다. 지난 3일 몇 그루 눈에 띄었을 때 뽑아버려 옆으로 퍼지지 않도록 해야 했는데, 아차!

9일이나 더 지났으니 모든 고추포기로 퍼진 것이다. 망했다.

시든 고추포기에서 아직 싱싱한 고추들은 최대한 따서 거둠으로써 안타까움을 달래보지만 역시 아쉽다.

서둘렀지만 오늘 작업이 여의치 않다. 08시가 돼 가니 벌써 햇볕이 따가워져, 들깨포기는 다 제거했지만, 그 밭에 퇴비를 더 뿌리고 흙을 뒤집어 정리하는 일은 하지 못해 15일로 미루었다.

 

한창 잎이 자라고 있는 들깨를 뽑아내려니 아깝네 001

 

허나 가을김장배추의 적기 모종을 위해선 어쩔 수 없어 002

 

뿌리째 뽑아내고, 봄에 깐 비닐을 걷어내고, 군데군데 잡초도 제거하고

농사일이란 이리도 손이 많이 가지요-

오늘은 말복 아직도 더위가 맹위를 떨치니 쉬엄쉬엄.

허리가 아프니 의자를 깔고 앉아 일하는 행환이의 지혜가 빛나 007

 

윗 밭의 들깨 뽑기는 대충 정리가 끝나-나머지 풀을 완전히 제거하고

퇴비를 뿌리고 흙을 다시 갈아엎으며 밭고랑을 정리하는 일은

다음으로 미루고 햇볕이 강해지니 이쯤에서 마무리 013 

 

문제는 아래 밭의 고추와 가지들-고추는 잎마름병에 완전 시들어

패잔병 무리이고 004

 

가지도 오랜 장마 끝에 열매는 많이 열려도 버즘 투성이에다

물컹이가 되기 일쑤이니 몰골이 가련해 008

 

 

이에 비해 옆 밭 상화네 작물은 아직도 건재한 듯

그렇지만 상화의 발걸음이 요즘 뜸한 듯

잡초가 무성해 작년의 깔끔했던 모습과는 딴판이로고 005

 

한편 아직도 건강한 놈들은 쑥쑥 잘 자라는 토란 뿐

여기에 희망을 걸어 봐? 010

 

 

 

<8월13일>

이튿날이다. 약속된 15일 행환 강인이와 함께 올 수 없는 사정이 생겨 혼자 농장에 나섰다. 윗 밭의 들깨 뽑은 밭에 퇴비 주고 뒤집어 18일의 가을배추 심기 준비를 해 볼 양이었지만, 아래 밭의 전멸한 고추와 역시 볼품없어진 가지 밭이 마음에 걸려, 고추와 가지, 그리고 케일까지를 모두 뽑아내 밭둑 밖에 거꾸로 세워 놓는데, 지지대도 뽑아야 하고 지지대 줄에 매인 고추가지 포기의 비닐 끈들까지 일일이 잘라내는 작업이 수반되니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아직 생생한 두 그루의 고추만 남겨두어, 거기에서나마 고추와 고추 잎을 더 맛보게 해두었다. 06시50분부터 시작했지만 07시가 넘어서면서부터 해가 중천에 오르고 폭양의 위세가 보통이 아니다. 구름에 가려 그늘이 질 때만 열심히 하고, 뜨거우면 나무그늘로 피해 있다가 일을 하니 더욱 시간이 갔다. 10시 반까지만 하니 그런대로 비닐을 걷어내는 일까지 마칠 수 있었다. 잡초만 자란 3개의 두럭은 손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열사병에 걸리지 않게 다음 일은 두 친구의 15일 작업으로 넘기기로 하고, 뽑아낸 지지대들과 연장의 흙을 털어 씻어 말려두면서 오늘 일을 마쳤다.

 

13일 06:50의 농장모습-

뽕나무 그림자로 보아 벌써부터 햇볕이 강해지고 있는 상황-

어제 못 다한 윗 밭의 퇴비 살포와 흙 갈아엎기를 할 셈이었지만 015

 

잡초 투성이의 아래 밭을 보니 심란해-

시들어빠진 고추와 이제 작물로서 생명을 다한 가지와 케일들을

먼저 제거하기도 맘을 먹게 돼 016 006

 

 

뽑아낸 고추와 가지의 뿌리를 하늘로 해 깐지게 붙어있는

흙들이 자연히 털어지게 말려두고

역시 흙과 잡초에 엉긴 걷어낸 비닐도 우선은 밭둑에 쌓아두어 말리고

마른 흙 털어내고 없애는 건 다음으로 미루며,

뽑아낸 지지대들도 물로 흙을 씻어내 말려둔다

아직 고구마 밭 옆의 잡초 무성한 두 두럭의 정리는

땡볕 무더위에 탈진 상태라 다음 기회로 넘겨 017 

 

그래도 3시간 40분 정도의 작업으로 밭은 단정해져

가을배추 심을 준비를 대충 갖춘 모습이다 018

 

이제 농사지은 행복한 마음으로 귀가를

마름대행 행환에게 오늘의 작업결과를 보고하고

나머지는 15일 강인이와 둘이 와서 마무리하겠지 019

 

 

 

<8월15일>

위 밭에 18일 배추를 심기 위한 정지작업을 마쳤다. 3두럭에 1포 정도의 퇴비를 뿌리고 현재의 고랑을 살리면서 흙을 돋우고 잘 골라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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